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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투깝스 셀링포인트 갑 캐릭터 갑 구성력 슈퍼갑 - ‘드라마는 재밌어야 한다’라는 원칙아래 짜여진 훌륭한 상품. 상품으로써 스스로를 치장하는 데 조금도 주저함이 없다는 것이 첫 편성작이라고 하기에 믿기 어려운 수준이다. 뛰어난 기획력과 과감한 필법은 최근 가장 화제인 백미경 작가를 떠올리게 한다. 특히 백작가의 ‘굳세어라 도봉순’의 성공요인과 매우 유사한데, 1)참신한 캐릭터, 2)찰떡같은 캐릭터간의 케미, 그로 인해 자연스럽게 설득력을 얻는 ‘서로가 원수인 형사와 사기꾼의 한 몸 두 영혼 수사극’ 이라는 3)섹시한 로그라인이 그 공통점이라고 볼 수 있다. 또한 1부 첫 영혼 change, 2부 수창 영혼 out, 3부 첫 공조 시작, 4부 과거 악연 첫 자각, 5부 로맨스 시작 등 작품의 성격을 압축적으로 표현.. 2020. 4. 30.
레이몬드 카버 0. 레이몬드 카버 (하루키)에 등장하는 가상의 작가 데레크 하트필드는 누굴까? 애초부터 소설의 내용 따위보다는 그런 것이 더 궁금했다. 그래서 샐린저와 피츠제럴드, 보네컷, 그리고 카버를 알게 된 것이다. 카버는 언제나 눈을 감게 만든다. 눈을 감고 그의 손끝을 따라가다 보면 성당에 대한 지식이 아니라 대성당 한가운데 서있는 듯한 경험을 하게 된다. 카버를 읽는다는 것은 내게 있어 일종의 성스러운 체험이다. 속으로 걷는 멋진 체험. 1. 핸드폰도, 삐삐도 없던 시절 난 대학을 다녔다. 밤이 되고 가슴이 답답하면 하숙집을 나섰다. 차가 빠져 휑한 근처 유원지 주차장을 가로지르면, 나트륨 가로등 빛을 받아 환히 빛나는 공중전화 부스가 서 있었다. 유리문을 열고 수화기를 든다. 누군가와 이야기하고 싶었다. .. 2020. 2. 26.
파울로 코넬료 1. 얼마 전 신문에서 멋진 기사를 보았다. 대기업 4년차인 부부가 적금이 만기가 되자 그 돈으로 330일가량의 세계일주 여행을 떠났다는 것이다. 집이나 늘리며 아등바등 살아가는 삶의 방식이 너무나 의미 없어 보였다고 한다. 그들은 참으로 용감하고 멋있는 커플이다. 그들의 자유가 부러웠다. 그러다 문득 깨달았다. 나도 그렇게 할 수 있으리라는 사실을. 떠나지 못하게 나를 막을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나 자신말고는. 2. 아버지의 추장자리를 물려받기로 되어있는 아프리카 청년이 한 명 있었다. 그는 어느 날 TV에서 봅슬레이 경주를 보게된다. 그리곤 봅슬레이에 매료된다. 그는 자신에게 약속되어있는 부와 권력을 마다하고 핀란드로 건너가 봅슬레이 선수가 된다. 하지만 얼마 후 그는 봅슬레이 경기도중 사고로 목이.. 2020. 2. 26.
파트리크 쥐스킨트 1. 어쩌자고 그는 콘트라베이스를 선택했던 걸까? 조금더 작고 훨씬 주목받는 악기가 많았을 텐데. 그가 처음부터 콘트라베이스를 원했을 리 없다. 어찌어찌 하다보니 어느 날 자기 품에 콘트라베이스가 안겨져 있었을 거다. 어쩌다보니 회사원이 되었고, 비행사를 꿈꾸다가 정비사가 되고만 것이다. 세상의 이목은 좀더 화려한 직업에 쏠려있다. 하지만 누군가 아침마다 빵을 굽고, 신문을 배달하고, 은행창구 앞에서 손님을 맞이해야 한다. 우린 커다란 꿈을 가지고 나름대로 열심히 살아왔지만, 결국 별로 주목받지 못한 채, 적당한 직업을 택하고 마는 것이다. 가끔씩 열등감에 불만을 터뜨려 보기도 한다. 그렇다고 지금 하는 일을 때려 칠 자신도 없다. 우린 영락없는 콘트라베이스적 존재들인 것이다. 지금 주인공은 중대한 기로.. 2020. 2. 26.